
프란츠 카프카는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죽음을 감정의 문제가 아닌 철학적 정의의 문제로 접근합니다. 이 책은 예일대 최고 인기 강의를 바탕으로, 죽음의 본질과 삶의 가치를 탐구하며, 우리가 제한된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철학적 접근: 죽음을 정의하는 방법
셸리 케이건은 죽음을 심리학적 슬픔이나 사회학적 현상이 아닌, 철학적 수수께끼로 다룹니다. "사후의 삶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얼핏 심오해 보이지만, 저자는 이것이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합니다. 죽은 다음에도 살아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의 진정한 의미는 "육체적 죽음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존재할 것인가"입니다.
이를 답하기 위해 케이건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합니다. 인간의 실체에 관한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이원론으로, 인간이 육체와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입장입니다. 둘째는 물리주의로, 인간이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관점입니다. 이원론자들은 영혼의 존재를 주장하지만, 저자는 외적 감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영혼을 "마음의 눈"으로 본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원론자들은 사랑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영혼의 존재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케이건은 물리주의자들이 아직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영혼의 존재를 받아들여야 할 충분한 이유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데카르트의 "육체와 정신은 다르다"는 주장도 살펴보지만, 설령 비물질적 영혼이 존재한다 해도 그것이 영혼의 불멸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QC 현장에서 '사람이 먹는 것에 타협 없다'는 원칙으로 3개월 결과를 백지화한 경험은, 죽음을 다루는 철학적 태도와 닮아 있습니다. 추상적인 명제를 검증 가능한 질문으로 쪼개는 것, 관찰과 기록을 통해 가설을 세우고 재현하는 것—이것이 바로 케이건이 죽음이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다들 죽는다"는 말은 추상적이지만, 이를 철학적으로 분해하면 "나는 무엇인가", "나라는 존재가 계속 존재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라는 구체적 질문이 됩니다.
삶의 가치: 무엇이 좋은 삶을 만드는가
케이건은 죽음에 대한 형이상학적 논의를 거쳐 "죽음은 나쁜 것인가"라는 가치론적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본능적으로 나쁜 것으로 여기지만, 철학적 차원에서 정말로 그런지 따져봐야 합니다. 저자는 박탈 이론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다룹니다. 박탈 이론은 "삶이 가져다주는 좋은 것들을 앗아가기 때문에 죽음이 나쁘다"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에피쿠로스는 "죽고 나면 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은 나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루크레티우스는 "태어나기 전 비존재 상태도 나빠야 하지 않느냐"며 반박했습니다.
저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지만, 박탈 이론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립니다. 죽음이 나쁜 이유는 삶이 가져다주는 모든 축복을 다시는 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한 인간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가? 케이건은 쾌락주의와 그릇 이론을 통해 이 질문을 탐구합니다. 쾌락주의는 쾌락만이 그 자체로 가치 있고 고통은 피해야 할 유일한 것이라고 봅니다. 중립적 그릇 이론은 삶을 내용물을 채울 수 있는 그릇으로 보고, 그 내용물의 가치 합으로 삶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가치적 그릇 이론은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환상적 그릇 이론은 삶 자체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높아서 내용물이 아무리 끔찍해도 총합은 플러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케이건은 삶 자체가 긍정적 가치를 제공한다 해도, 부정적 내용물들이 이를 압도해 삶을 나쁜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즉,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무엇으로 채우는가'가 중요합니다.
세포 관찰과 조건 스윕, 오염 제로를 위한 시스템 구축 경험은 이 관점과 연결됩니다. FBS 실수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고 형태 변화의 단서로 기록하며 분화 조건을 좁혀간 과정은, 삶을 '대충의 연장'이 아니라 '의미 있는 채움'으로 바꾸는 태도입니다. 죽음이 모든 가능성을 박탈한다면, 남겨진 시간을 어떤 품질로 채울지는 더 이상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가 됩니다.
품질 있는 선택: 죽음을 인식하고 잘 사는 법
케이건은 죽음의 필연성, 가변성, 예측 불가능성, 편재성을 통해 가치 이론적 문제를 살펴봅니다. 우리는 반드시 죽고, 얼마나 살지 모르며, 언제 죽을지 모르고,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적절치 못한 감정으로 인생을 허비할 까닭이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삶을 가능한 많은 것들로 채워 넣어 최대한 많은 축복을 누려야 합니다. 이것이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입니다.
저자는 자살이라는 문제도 다룹니다. 공리주의와 의무론적 관점에서 자살의 도덕성을 논의하며, 자유로운 상태에서의 동의가 있다면 도덕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살은 우리의 선택 사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죽음은 유쾌한 주제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살아있는 게 늘 좋은 것도 아닙니다. 케이건은 "우리는 죽는다. 그래서 잘 살아야 한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기준을 완화해 통과시키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미움받을 각오를 한 경험은, 당장의 성과 대신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막는 선택이 결국 모두를 살린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는 케이건이 말하는 '품질 있는 선택'과 일맥상통합니다. 완벽주의가 속도를 갉아먹지 않게 리스크 기반으로 판단하되, 신뢰를 무너뜨리는 타협은 하지 않는 것—이것이 죽음을 의식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선택입니다. 죽음이 끝이라면, 남길 것은 말이 아니라 공정과 기록과 관계 속의 책임입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두려움과 환상에서 벗어나 죽음과 직접 대면하게 만드는 진지한 책입니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하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습니다. 삶을 오래 끄는 기술보다 삶을 낭비하지 않는 기준이 중요하며, 그 기준을 매일의 루틴으로 증명하는 것이 바로 '잘 사는 법'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MrsxSLfUnZU?si=wlRPcm0s5ha4Rr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