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냉철한 통찰 속에서도, 우리는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단순히 염세주의자가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 사상가였습니다. 그는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고, 강아지와 산책하며, 베토벤 교향곡을 들으며 실제로 삶을 즐긴 인물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쇼펜하우어가 제시한 행복의 핵심 원리들을 살펴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구해 보겠습니다.
행복은 쾌락이 아닌 고통의 부재입니다
쇼펜하우어는 "현자는 쾌락이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추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행복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는 통찰입니다. 그에 따르면 모든 만족과 행복은 소극적인 성질을 띄는 반면, 고통은 적극적인 성질을 띱니다. 인간은 행복은 잘 모르지만 불행은 잘 인지합니다. 부, 명예를 가졌을 때는 그 가치를 모르다가 그것이 사라지면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건강할 때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몸에 작은 상처만 나도 그 통증이 신경 쓰여 불쾌해집니다. 위에 염증이 생겼을 때는 분명하게 고통을 느끼지만, 건강한 상태는 느끼지 못합니다. 충치의 고통은 느껴도 나머지 건강한 치아는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 삶에서도 이는 명확히 드러납니다. 회사에서 야근하고 힘들게 일하는 기간에 집에 오면 맛있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은, 스트레스와 고통을 잠시 외면하게 할 뿐 궁극적으로 행복하다는 기분을 가지게 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내일에는 또 출근을 해야 하는 고통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야근이 없고 적당히 체력과 정신력이 허락하는 내에서 일하고 집에 와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상태입니다. 쇼펜하우어가 강조한 것처럼, 삶의 불행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핵심 원리인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무겁게 짓누르는 하나의 걱정거리 때문에 현재의 사소한 즐거움을 위축시켜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고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을 밀어내지도 않으며 하나의 중요한 일을 걱정하느라 사소한 일들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고통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삶의 기술
삶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쇼펜하우어는 마음의 평정을 강조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일로 상처를 받는 일이 생깁니다. 시기심, 질투도 겪게 됩니다. 직업과 관련된 공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동호회나 동창회 등 사적인 모임에서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이 많이 오고 갑니다. 돈 자랑, 자식 자랑, 집 자랑 등이 그 예입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이런 흔들림 속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음식을 절제하면 몸이 건강해지듯이, 외적인 자극의 비중을 줄여야 마음에 평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람과의 불필요한 교재를 줄이는 것입니다. 대화할 가치가 없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질투심을 갖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일입니다. 모든 인간관계를 끊으면 오히려 따분하고 심심한 기분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를 좁혀서 자신의 생활 방식을 단순하게 유지한다면 마음에 동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무료함을 야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될 수 있는 한 관계를 단순화하고 생활 방식을 극히 단조롭게 해야 행복해진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인이 나의 시간을 방해하게 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회사에서는 다른 직원들이 말을 걸어서, 일을 부탁해서, 회의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집에 오면 집안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가족 모임에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휴일에는 하루 종일 유튜브나 여러 가지 방송을 보느라 시끄럽고 산만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내 몸과 마음이 균형 잡힌 상태로 일도 하고 쉬기도 하는 상태가 가장 스트레스도 없고 평온한 상태입니다. 이는 체득을 통해 알 수 있는 진리입니다. 나이 들수록 삶의 무게 중심을 점차 밖에서 안쪽으로 옮겨야 합니다. 즉 자신의 내면을 더 성찰하여 자기를 더 깊이 알아가야 합니다.
현재의 가치를 온전히 누리는 지혜
쇼펜하우어는 동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물은 현재만을 살기 때문에 근심과 불안이 없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의 고통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동물이 인간보다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간은 과거의 일에 대해 후회와 자책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나의 현재는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합니다. 불확실한 죽음을 불안해하고 계획하는 일이 잘되지 않을까 봐 쓸데없는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동물은 죽을 수 있는 상황을 피하려고 할 뿐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인간은 그런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불안해합니다. 인간만이 죽음을 대비하여 막연한 두려움과 지나친 공포를 느낍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했습니다. "미래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으로 급히 쫓아가는 반면에 현재는 거들떠보지도 즐기지도 않고 지나쳐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만이 진실하고 현실적이고 확실하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은 단 한 번 뿐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현재를 의미로 채울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느라, 오히려 가장 중요한 현재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일의 고민으로 지금 즐거운 일들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대하던 영화도 다음날 힘든 일정이 있으면 집중이 안 되는 것이 그 예입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현재 그 자체를 기분 좋게 받아들여 즐길 필요가 있습니다.
동물이 행복한 이유는 인간보다 적은 고통과 적은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반성이 없으므로 과거의 고통을 담아 두지도 않고 미래의 환상에 사로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물은 오로지 실제 하는 현재의 고통만을 느낍니다. 미래와 과거는 우리의 생각 속에만 있고 순간만이 실재합니다.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또한 예술을 통해 인생의 고통을 벗고 마음의 평온을 누리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베토벤 교향곡을 좋아해서 음악이 삶에 주는 가치를 분석하기도 했을 만큼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예술의 미적 관조와 음악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풍경이나 작품을 보거나 좋은 음악을 들으면 고뇌가 가라앉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쇼펜하우어가 제시한 행복의 전략들(고통의 부재를 추구하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현재의 가치를 온전히 누리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지혜입니다. 그는 자살을 찬미한 염세주의자가 아니라 오히려 낙천적이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으며, 독서와 명상, 철학적 사고를 통해 인생을 즐긴 사상가였습니다. 삶이 고통으로 가득할 때, 어떻게 행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쇼펜하우어의 냉철하지만 따뜻한 인생 조언은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마흔에읽는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의 냉철하지만 따뜻한 인생 조언
https://youtu.be/fzoFyaVSEpw?si=0waLGYIQg0h8O1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