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은 원시인의 뇌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주환 교수의 『내면 소통』은 뇌과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마음의 기초 체력, 즉 '마음 근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일상화된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음 근력의 핵심 요소인 자기 조절력과 자기 동기력을 중심으로, 어떻게 내면의 힘을 단련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기 조절력: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되는 힘
자기 조절력은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는 능력이 아닙니다. 김주환 교수는 자기 조절력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집념과 끈기를 발휘하는 능력"으로 정의합니다. 이는 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목표를 향해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복합적인 과정입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자기 조절력의 핵심은 내측 전전두피질(MPFC)과 배측 전전두피질(DLPFC)의 협력에 있습니다. MPFC는 자기 자신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돌아보며 알아차리는 '자기 참조 과정'을 담당하고, DLPFC는 목표 대상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 영역 간의 기능적 연결성이 강할수록 목표를 위해 에너지를 집중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쏟아붓는 성취 역량이 높아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나'라는 존재가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조지 허버트 미드의 설명처럼, 우리 안에는 조절하는 주체인 '주관적 자아'와 조절되는 대상인 '객관적 자아'가 공존합니다. 이 객관적 자아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수많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됩니다. 따라서 자기 조절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 두 자아 사이의 대화, 즉 내면 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통찰은 자기 조절력이 '근육'처럼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기 조절을 한 번 사용하고 나면 다음 과제에서는 그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집니다. 맛있는 쿠키를 참은 후 어려운 퍼즐 문제를 풀게 하면 평소보다 성과가 낮아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는 우리가 다이어트와 학업을 동시에 병행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두 가지 모두 상당한 의지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 강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명상과 같은 규칙적인 훈련은 MPFC와 DLPFC를 활성화시켜 신경 가소성을 통해 자기 조절력 자체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감정 조절: 억압이 아닌 재평가의 기술
많은 사람들이 감정 조절을 '감정을 참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감정 조절은 억제가 아니라 '재평가(reappraisal)'입니다. 김주환 교수는 이를 "한 걸음 떨어져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감정 상태에 대해 올바로 알아차리고 재평가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복내측 전전두피질(VMPFC)입니다. VMPFC는 특히 감사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활성화되며, DLPFC와 함께 작용하여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제어합니다. 단순히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이 왜 발생했는지를 이해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날 때, 이를 단순히 '불안'으로만 해석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 몸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위해 준비하고 있구나"라고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재평가의 힘입니다. 같은 생리적 반응이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됩니다.
여기서 사용자가 제시한 중요한 통찰을 주목해야 합니다.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도 참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를 내가 정확히 '왜', '어떤 이유로 느꼈는지'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은 감정 조절의 본질을 정확히 짚고 있습니다. 분노나 슬픔, 불안 같은 감정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감정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신호를 제대로 읽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입니다.
편도체와 전전두피질의 시소 관계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때 의도적으로 편도체를 안정화시키고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 근력 훈련의 핵심입니다.
자기 동기력: 의미를 부여하는 힘
자기 동기력은 세상의 일이나 사물에 대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여 열정적으로 해내는 능력입니다. 이는 단순한 긍정적 사고가 아니라, 자율성에 대한 깊은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내 삶과 내 환경의 주인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라는 자기 결정성이 내재 동기의 원천입니다.
김주환 교수는 흥미로운 예시를 제시합니다. 아이들이 책을 찢거나 휴지를 뽑는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으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이야말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 교수의 주장입니다.
사용자가 제시한 비유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군대에서 땅을 파라고 할 때는 하기 싫고 귀찮게 느낀다. 그러나 모래사장에서 친구들과 모래성을 쌓고 모래 구덩이를 파면서 노는 것은 힘들지만 재밌고 도파민이 나온다." 이는 같은 행위라도 우리가 어떤 의미를 두고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자기 동기력은 MPFC를 중심으로 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DMN은 우리가 멍하니 있거나 편안하게 명상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망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통찰이 떠오르는 순간에 작동합니다. 이는 자기 동기력이 단순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찰과 창의적 사고를 통해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임을 시사합니다.
캐럴 드웩의 능력 성장 신념(growth mindset)도 이와 연결됩니다. 노력하면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한 사람들은 MPFC를 포함한 신경망이 더 발달해 있습니다. 앤젤라 더크워스가 강조한 '그릿(grit)', 즉 끈기도 우측 전전두피질과 MPFC의 강한 연결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결국 자기 동기력은 뇌의 특정 영역을 훈련을 통해 강화함으로써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마음 근력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초 체력입니다. 자기 조절력을 통해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감정 조절을 통해 재평가의 기술을 익히며, 자기 동기력을 통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회복 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강조했듯이, 의지력은 근육처럼 쓰면 소진되지만 명상과 같은 훈련으로 단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실천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HhRSy-quMB8?si=tBJ8hgPYK1IYWD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