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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들> 중년의 이야기 (부성애, 현실감, 갈등)

by gogoday 2025. 12. 26.

영화 &lt;늙은 아빠들&gt; 관련 포스터

영화 <늙은 아빠들>(Old Dads)은 중년 코미디 영화임과 동시에 이 작품은 아버지라는 이름 아래 뒤늦게 삶의 무게를 체감하는 이들의 갈등과 성장, 그리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려는 진심 어린 과정을 담고 있다. 웃음 뒤에 숨겨진 인물들의 심리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단지 가족을 부양하는 역할을 넘어, 삶을 배우고 나누는 관계의 중심임을 발견하게 된다. 중년 남성들이 맞이한 삶의 전환점은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나는 좋은 아버지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부성애: 뒤늦게 배워가는 사랑의 형태

<늙은 아빠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중년의 나이에 아버지가 된다. 그들의 젊은 시절에는 자유와 커리어, 친구들과의 유쾌한 일상이 본인 삶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아이가 생기고, ‘아버지’라는 호칭이 붙으며 인생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아이를 바라보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낯설고 서툴다. 사랑은 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고, 무엇이 옳은 방식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과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받았던 교육과 양육방식이라도 재현해서 자식을 기르려 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다르다. 감정 중심의 육아, 공감과 대화가 중심이 되는 양육 문화 속에서 그들은 혼란을 겪는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받았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그 사랑이 전달되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좋은 아빠’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 임을 말한다. 주인공 중 한 명은 "나는 완벽한 아빠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배우는 아빠야"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영화의 핵심을 관통하며 유머 이상의 진실을 담고 있다. 부성애는 단순히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다. 자녀의 감정을 존중하고, 실수를 인정하며, 자신도 성장하는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 역시 다시 태어난다는 감각. 이 영화는 바로 그 감정의 리듬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결국 표현의 문제이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행동으로 드러난다. 진심 없이 아버지가 될 수 없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는 진심조차 전달되지 않는다. 중년의 아버지들이 뒤늦게 배우는 이 감정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진짜 사랑일지도 모른다.

현실감: 과거의 방식으로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

중년이 된 아버지들은 늘 혼란 속에 산다. 그들이 겪는 갈등은 단순히 육아 방식의 차이만이 아니다. 세상이 바뀌었고, 기준도 달라졌다. 심지어 과거 자신이 받았던 전통적인 남성성을 바탕으로 이뤄졌던 교육들은 자신의 딸에게는 그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부모의 태도는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 아이의 정서를 우선시하고, 학부모 간의 커뮤니티도 민감하며, 무엇보다 감정 표현과 관계 중심의 소통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여전히 '직설적이고 간결한 방식'이 익숙하다. 직장 문화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와 함께 일하면서 ‘젠더 감수성’, ‘정치적 올바름’, ‘포용’ 등의 개념에 매번 당황한다. 과거에는 통했던 말이 지금은 금기어가 되고, 사소한 표현 하나로 불이익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영화는 그들이 이런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을 ‘개그 코드’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 차이를 마주한 진지한 불안과 정체성의 혼란을 담아낸다. ‘나는 낡은 사람이 된 걸까?’ ‘내가 틀린 걸까?’ 이런 질문은 중년을 지나고 있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면의 목소리다. 영화는 그 질문에 단순한 정답을 주진 않지만,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완벽하게 맞추지 못해도 된다. 중요한 건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화하려는 진심이다. 결국 현실감이란, 지금 시대에 잘 적응하기 위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늙은 아빠들>은 웃음을 통해 그 무거운 질문을 던지되, 마지막엔 따뜻한 이해와 포용으로 감싼다. 그리고 그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달랐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갈등: 듣지 않는 사람, 말하지 않는 사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지점은 바로 갈등이다. 이 영화는 갈등의 원인을 ‘소통 부재’에서 찾는다. 말은 하지만 서로를 듣지 않고,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이해하지 않는다. 아내와의 갈등은 육아 방식, 일에 대한 태도, 감정 표현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주인공들은 여전히 자신이 가장이라는 책임감에 묶여 있고, 그 무게를 스스로 짊어진 채 외로워한다. 그러나 아내들은 ‘함께 하는 육아’와 ‘감정의 공유’를 원한다. 자녀와의 갈등은 더욱 복잡하다. 권위적인 방식은 통하지 않고, 강한 말투는 반감을 부른다.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 아버지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갈등 속에서도 주인공들은 조금씩 바뀐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잘못을 인정하며, 무심한 듯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 이 영화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책임지는 태도’라고.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는 세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진심을 담은 행동은 언제나 전달된다는 점을 영화의 전반에서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듣지 않는 사람은 점점 멀어지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점점 닫힌다. 그렇기에 결국 모든 갈등의 해결은 ‘진심 어린 대화’에 있다. 표현이 서툴더라도 솔직함이 있고, 늦었더라도 포용이 있다면 관계는 회복될 수 있다. 당신이 먼저 사과하고,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여 전한다면, 그것이 바로 부모가 되어가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바로 아버지의 또 다른 성장이다.

<늙은 아빠들>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시대 모든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태어나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자녀와 함께 실패하고, 부딪히고, 배우는 존재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무뚝뚝하지만,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그것이 진짜 아버지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어떤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인지 알 수 없다. 대신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태도는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변화에 겁내지 않고, 갈등을 피하지 않으며, 진심을 전달하려는 사람. 그가 진짜 멋진 아버지다. 누구나 아버지가 될 수 있지만, 모두가 아버지로 성장하진 않는다. 삶의 후반전에 진입한 중년의 아버지들이 이 영화 속에서 울고 웃는 이유는, 그들이 이제야 진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완벽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아버지란, 끝까지 관계를 이어가려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결국, 중년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